두 부부만 여행하는 일은 오래간만이다. 둘째인 고2 딸이 있어서 본가와 처가집 외에는 어딜 가기가 쉽지않다. 오래간만에 떠나보기로 했다. 그것도 전날 즉흥적으로. 그렇게 우리 부부의 당일치기 여행은 시작되었다.
하룻동안 우리가 있었던 곳은 삼척의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조홍칼, 카페 얼, 삼척해변, 순두부젤라또가게다.
1.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초곡 해안은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과 6.25의 아픔을 간직한 용굴과 그 일대의 아름다운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해금강이라는 애칭을 가진 곳으로 그동안 접근로가 없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만 볼 수 있었던 해안 절경을 출렁다리, 전망대 등이 조성된 야외 탐방로를 통해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시원하고 깨끗한 바다를 바라보며 데크길을 걷는 느낌이 참 좋다. 데크의 폭도 넓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교행도 편하다.
이곳은 가장 많이 사진을 찍는 곳으로 옆에 멋진 사진을 어떤 곳에서 찍으면 좋을지 예시도 있다.
우리 부부는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고 그 후 여러 쌍의 중년 부부들을 관찰해 보니 공통적인 장면은 남편들이 핸드폰을 들고 부인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는 모습이다. 촛대 바위 옆에는 거북바위도 있는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윤곽이 뚜렷하다.
2. 조홍칼(조개구이, 홍게, 칼국수)
촛대 바위길을 걷고 한 30분 정도 달려 조홍칼에서 점심을 먹었다. 집사람에게 생선구이와 조개구이 중에 선택하라고 했더니 조개구이란다.
이것이 우리가 주문한 4단 가리비구이다. 처음에는 모듬 조개구이를 먹으려 했으나 종업원의 추천으로 변경되었다.
음식탐이 그렇게 많지 않은 우리 둘임에도 불구하고 약간 부족한 듯 했다. 마음 같아서는 해물칼국수를 먹고 싶었지만, 밀가루 음식을 줄이기로 해서 해물칼국수를 먹지 않았다.
3. 식사를 했으니 이제 카페로... 카페 얼.
1층 카페 안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대부분은 여자들이다. 남자는 나와 여자들에 끼여 있는 다른 젊은 남자가 전부인게 신기하다. 창가 쪽에 앉아서 해변을 바라보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씩 마시다 카페 안의 다양한 인물 표정들을 보기도 하고 그냥 멍 때리기도 하고 정말 느긋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인테리어라는 것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약간 한옥 느낌을 살리려고 했었나...
4. 삼척해변
삼척해변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해수욕을 즐기고 있지만 붐비는 느낌은 아니었다. 연인들, 가족들이 해변가에 모인 모습들이 정겹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놀아주는 모습을 모며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더 많이 놀아주기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든다.
요즘 생로병사를 통해 방영된 맨발걷기로 나 역시 동네 산을 맨발걷기 하고 있는데 해변에 왔으니 모래사장을 걸었다. 삼척 솔비치 앞까지 약 왕복 2.2키로를 40여분 걸었다. 따끈따끈한 모래사장을, 때로는 파도가 출렁이는 모래사장을 걷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해변가 주변에는 모래를 씻을 수 있는 수도 시설이 되어 있어서 참 좋았다. 다른 곳들은 화장실에 가서 씻기도 하는데 그런 곳은 언제나 화장실이 모래로 지저분하다.
5. 순두부젤라또
깨끗이 씻은 다음 더위도 식힐 겸 젤라또를 먹으러 갔다.
순두부젤라또와 흑임자젤라또 각각 4,500원. 시원한 곳에서 땀을 식혀 가며 맛있게 먹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무 생각없이 먹기만 하고, 쉬고.
이렇게 우리 부부는 오늘 삼척에서 몇시간 머무르며 오래간만에 힐링하는 시간을 보냈고, 몇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하루쯤 이렇게 즐겨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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